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를 하고, 산티아고 대성당 광장에 들어설 때, 가장 먼저 들려오는 소리는 백파이프 연주이다. 처음 이 산티아고 광장의 백파이프 연주를 들었을 때는 순례객을 환영하는 의미로 백파이프 연주를 들었다. 그런데, 계속 듣다보면 백파이프 연주가 단순한 버스킹 연주가 아닌,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산티아고 대성당의 백파이프 연주
이상한 백파이프 연주
이 백파이프 연주에는 두 가지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첫째, 광장으로 가는 굴다리 밑에서 매일 하루 종일 백파이프를 연주를 한다. 이 백파이프 연주는 하루종일 쉬지 않고 연주가 되는데, 한 사람이 연주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이 교대로 연주를 하면서 쉼없이 연주를 한다. 그렇게 까지 죽어라 연주를 할 이유가 있을까?
둘째, 선곡이 빠르고 짜증나는 곡만 나온다. 이런 곡의 연주는 단순히 버스킹으로 용돈을 벌기를 목적으로 하기에 보다는 무언가 목적을 가진 것 같다. 하루 몇 시간만 듣다 보면 이 백파이프 연주가 굉장히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광장의 즐거움을 깨는 소음
산티아고 대성당 광장은 많은 사람들이 순례길 완주를 기뻐하는 장소인데, 이 흥에 겨워서 백파이프 연주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순례객들이 산티아고 대성당 광장에서 몇 시간씩 휴식을 취하면서 순례길 종료의 여운을 달래는데, 이 순간 시끄러운 백파이프 연주는 여운을 깨뜨리는 소음으로 들리게 된다.
산티아고 대성당 백파이프 연주의 목적
켈트족의 전통악기 백파이프
백파이프는 영국 스코트랜드의 전통악기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조금 깊게 살펴보면, 스코트랜드의 전통 악기라기 보다는 켈트족의 전통 악기이고, 이 악기를 사용하던 켈트족은 기독교 시기 이전에 영국 및 스페인 이베리아 반도의 넓은 지역에서 흥성했던 민족이다. (카멜롯의 전설과 브레이브 하트가 영국의 켈트족이야기를 재미게 풀어낸 영화이다.)
이베리아의 켈트족
이 켈트족은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 퍼저 있었고, 그 중에서도 현재 스페인이 있는 이베리아 반도에도 많이 퍼져있었고, 특히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있는 갈리시아 지방에도 많은 켈트족이 있었다. 이 켈트족도 다른 켈트족과 마찬가지로 기독교 시대가 오면서 쇠퇴하기 시작하고, 로마인들이 서유럽을 점령하면서 이들문화에 동화되어 갔다.
켈트족과 기독교
켈트족 입장에서 보면 동쪽에서 온 기독교인들은 침략자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이베리아 지역에 역사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저 백파이프의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단순히 즐거움을 위한 연주는 아닌 무언가 목적성이 있는 연주라고 생각이 드는데, 가볍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켈트족과 기독교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산티아고가 이베리아에 켈트족에 복음을 전하는 과정이 평화롭지만은 않았을 것 같고, 어느 켈트족 후손들은 이들에게 반감을 가지고 수백년을 내려왔을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
켈트족의 소심한 복수
하루 종일 산티아고 대성당의 광장에서 늦게 도착하는 친구들을 기다리며, 이 백파이프의 연주를 들었는데, 이 연주는 죽음 사람도 깨울 수 있을 만큼 신경에 거슬리는 소리임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이 연주는 절대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하는 연주는 아님을 확신했다. 나의 짧은 역사 지식을 통해서 생각해 보건데, 저 하루종일 산티아고 대성당의 광장에 울려퍼지는 백파이프 소리는 켈트족의 소심한 복수가 아닐까 싶다. 자신들의 터전을 침입 정해서 성인이 된 산티아고의 안식을 방해하기 위한 일종의 켈트족 주술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 보았다.
*백파이프 소음은 산티아고 순례길 커뮤니티에 자주 올라는 질문이나 누구도 속 시원하게 대답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내가 느끼고 생각한 내용을 적어보았다.

